1 February 2026
Robots Being Loved—2.Repair or Replace?
로봇의 전원이 꺼졌다. 반짝이던 상태 표시등은 암전되었고, 냉각 팬의 회전 소리도 멈췄다. 선택해야 한다. 이 로봇을 고칠 것인가, 아니면 노란 눈을 가진 새로운 모델—이를테면 Chillbot 2.0—을 데려올 것인가?
당장 작동하지 않는 기기는 불편하다. 교환이나 환불은 자연스러운 선택이다. 성능이 더 나은 모델이 있다면 기존 제품을 폐기하고 새로 구매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스마트폰을 생각해 보면, 수리보다 보조금을 활용한 교체가 더 저렴한 경우도 적지 않다.
인간-로봇 상호작용(Human Robot Interaction) 연구자들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사람들은 로봇이 생명체와 비슷한 반응을 보일 때 그것을 쉽게 해치지 못한다. 로봇을 단순한 기계가 아니라 하나의 존재처럼 인식하기 시작하면 판단 기준도 달라진다.
교체(Replace)는 기능 중심으로 보면 자연스러운 결정이다. 같은 성능을 가진 다른 모델로 바꾸면 된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다. 같은 모델로 바꿀 수는 있어도,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함께 사용한 시간과 경험은 옮겨지지 않는다.
일본의 '아이보(AIBO)' 사례가 대표적이다. 제조사가 수리 지원을 중단하자 사용자들은 로봇을 버리는 대신 장례식을 치러주었다. 이들에게 로봇은 최신 기능을 탑재한 가전제품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쌓아온 유일무이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수리는 그 축적된 시간을 보존하려는 인간의 의지인 셈이다.
수리(Repair)는 번거롭고, 결과도 확실하지 않다. 그럼에도 굳이 고쳐 보려는 이유는 아마 그 차이 때문일 것이다. 기능은 대체 가능(replaceable)해도, 그 대상 자체는 그렇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어떤 순간에는 그것이 irreplaceable하게 여겨진다.
나는 더 정확하고 강건한 시스템을 설계하도록 훈련받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내가 만든 로봇이 단지 성능만으로 평가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 고장이 나더라도 한 번쯤은 고쳐 볼 만한 대상으로 남았으면 한다. 그게 엔지니어로서 지나친 기대인지, 아니면 앞으로의 설계가 고민해야 할 지점인지는 잘 모르겠다.
그동안 직접 그린 썸네일 속 로봇에게는 벌써 정이 들어 버렸다. 쉽게 바꾸고 싶지는 않다.
당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는가.
Repair or Replace?